미주 크리스찬 투데이 유태웅목사의 인터뷰
찬양 사역자 찾기 힘든 미주 한인교회. 지금 크리스천 문화 사역의 현주소는 어디일까? © 크리스찬투데이 |
미주 한인교회마다 찬양 사역자 찾기가 힘들다고 한다. 사실 필요성이 언급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미주 한인교회마다 뜨겁던 찬양 예배가 사라진 지도 오래 됐을 뿐더러, 찬양을 포함 문화 사역자는 몇몇 대형교회를 제외하고 활동하는 경우를 찾기 힘들고, 중소 교회의 사정은 더욱더 힘들다. 소위 ‘네임드’라고 불렸던 미주 찬양 워십도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기독교 문화는 신앙생활에 있어서 마른 곳에 내리는 비와 같다는 표현도 있다. 이런 가운데 찬양 사역과 기독교 문화 선교를 위해 힘쓰는 이가 있다. 뉴욕에 기반을 둔 라이프라인미션 유태웅 목사는 ‘선교타운건설’을 목표로 흩어진 문화사역자를 찾고 부흥하는 일에 매진하고 있다. 유 목사가 전하는 미주 한인교회의 문화 사역의 현장 그리고 그가 꿈꾸는 비전을 들어본다.
유태웅 목사님 간략한 소개를 부탁한다
“더라이프장로교회 담임과 기독 문화선교 라이프라인미션을 맡아 사역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미자립교회 선교와 고아원, 교도소 등 소외된 계층의 사역을 하였고, 미국에서는 2004년부터 기독 문화선교를 위해 예술 사역과 찬양 콘서트를 하고 있습니다. 집회 사역으로 지성소 예배와 찬양 집회를 하고 있습니다. 찬양 작사 작곡을 통해서 평생 하나님을 찬양하는 삶을 살아가며 지속적인 찬양 발표를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솔로 앨범으로는 <언젠가 우리가(Someday we will)>가 대표곡입니다.”
라이프라인미션은 어떤 동기로 언제 시작하시게 됐으며, 주요 활동은 무엇인가?
“한국에서 군대를 강원도에 있는 을지 교회 사단 사령부 군종 사병으로 사역 중 주님이 영혼이 죽어가는 자들의 안타까운 마음을 느끼게 하시며 구원의 밧줄인 ‘생명줄’을 던지라는 도전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러한 마음이 사명이 되어 어느 날 찬송가 258장 ‘물 건너 생명줄 던지어라’는 찬양과 함께 ‘생명선’이란 이름을 마음에 두게 하셨으며, 이후에 1986년 11월 17일 한국 기독교 100주년 기념관에서 정식으로 설립 예배를 드리고 생명선선교회(LIFE LINE MISSION)로 사역을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한국에서의 초창기 사역은 섬 선교와 미자립교회 사역을 시작하셨고, 20여 명으로 구성된 선교회 팀원들이 한 지역 미자립교회를 찾아가 일주일 동안 온 동네를 돌며 주일학교부터 시작해서 장년에 이르기까지 복음전도 사역과 티칭, 찬양집회를 하였으며, 그 외에 청소년 연합 찬양집회와 교도소 선교, 고아원 사역 등 소외된 계층을 찾아 다니며 미션 사역을 하였습니다."
▲ 어려운 이웃돕기 콘서트 © 크리스찬투데이 |
"도미 후 공연 위주의 콘서트 사역으로 어려움에 부닥친 이웃을 돕기 위한 콘서트를 기획하여 콘갤러리(콘서트와 미술작품, 예술디자인)란 이름으로 호텔과 교회와 전시관을 빌려 4일이나 5일 동안 낮에는 기독 미술 작가들의 작품들을 전시하고, 저녁에는 찬양 사역자들의 재능기부 콘서트로 문화 사역을 알리게 되었습니다. 또한 찾아가는 콘서트로 홈 테마 콘서트(주 예비하신 집)와 장년만을 위한 화요 찬양 모임은 시즌 별로 진행하게 되는데 한 시즌에 15번 또는 16번으로 진행하게 됩니다. 기획 행사로는 부활절이나 크리스마스 시즌에 콘서트 문화 공연을 하고 있으며 재난을 겪는 나라 또는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위한 후원 콘서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공동 사역으로는 찬양사역자 손영진 사모와 함께 뉴욕 뉴저지 “워킹투게더”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교회 일선에서 문화 사역하는 이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모임입니다. 첫 번째 모임은 뉴저지할렐루야교회(정철웅목사)에서 90여 명의 사역들과 함께 찬양과 함께 나눔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두번째 워킹투게더 모임은 뉴욕에서 9월 첫 주에 있을 예정입니다.”
기독교문화가 위기라고 한다.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위기인가?
“지금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기독교인들이라면 느낄 수 있는 1990년대부터 ‘기독 문화의 내리막길’ 현상은 이미 알거나 느끼고 있을 것입니다. 왜 기독 문화가 위기냐?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이 위기라 그렇습니다. 개인적인 신앙의 가치관이 떨어지게 되니 모든 것이 애매모호해지면서 신앙의 윤리 의식 자체가 무너지게 되고 기독교 핵심인 십자가와 부활 재림 신앙이 부재하게 되자 기독 문화 자체가 ‘리세션(Recession) 현상’이 일어난 것입니다. 우리의 위기는 기독교 문화를 일으킬 만한 자녀가 세워지지 않는다는 겁니다. 청소년 혹은 청년들 시대에 세워져야 할 기독교 세계관을 형성하지 못한 채 (혹은 배우지 못한 채) 성장했기 때문에 기독 문화 사역 자체를 이해할 수 없는 것입니다."
▲ 오케스트라 콘서트 © 크리스찬투데이 |
"기성세대들은 수련회다 수양회다 기도회다 철야로 밤낮으로 외쳤지만, 펜데믹 시대를 거친 우리 자녀들이 유튜브나 줌, 메타버스로 신앙을 지키며 영적으로 홀로 섰다는 청년들을 아직 만나보지 못했습니다. 교회가 대안을 내야 합니다. 이미 각 교회 주일학교가 무너지고 있는 현상은 뚜렷해지고 있고 자녀들의 위기를 직면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정의 신앙이 먼저 회복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미국의 자녀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함과 동시에 교회도 졸업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비율로 따지면 70% 이상 부모를 떠나면서 교회도 떠난다는 겁니다. 신앙으로 길러내는 자녀가 없는데 미래 세대의 문화 사역은 있을 수 없습니다. 교회와 가정이 인식하고 믿음으로 살 수 있게 만드는 자녀를 양육해야 하는 것입니다.”
현재 미국 내 찬양 사역 또는 크리스천 예술, 음악가들이 처한 현실은 어떤가?
“미국은 세계 모든 예술가가 모여 세상을 주도해 나가는 최고의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각 분야에 최고를 달리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사람 중에 이미 유명한 분이나 유명해진 혹은 유명해질 분들도 많다는 겁니다. 더군다나 뉴욕은 예술의 한계가 없을 정도로 수많은 인재가 쏟아져 나오는 곳이기도 합니다. 세상 모든 예술가, 음악가, 퍼포먼스, 연출가 다양한 장르의 사람들도 넘쳐나는데 현실적으로 교회가 처한 현장에는 사람이 없다고 합니다. 피아노 반주자 한 명 구하기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사실은 없는 것이 아니라 안 하는 것입니다. 한 마디로 크리스천이라 해도 이제는 사명으로 사역하는 시대는 끝났고 재능이 있는 만큼 대우를 해 주는 곳으로 갈 수밖에 없는 현실이 된 것입니다. 재능이 있는 크리스천이라고 해도 인기를 먹어야 유명해져야 사역자로서 인정받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므로 점점 찬양 사역자들도 선교 단체들도 크리스천 예술가들도 없어지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미국 내 기독교문화 융성을 위해, 미주 한인교회가 감당해야 할 것은 무엇이라고 보나?
“기독교인이라면 모두 기독 문화 세계관을 가지고 살고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나는 크리스천이기 때문에 당연히 기독 문화와 동떨어져 있지 않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범위가 한정적입니다. 너무 교회 중심적입니다. 교회는 교회가 서로 뭉치지 않습니다. 어떤 일을 해도 각자의 길로 갈 뿐입니다. 교회가 선교의 일을 하고, 문화의 일을 하고, 기도원 일을 하고 구제 사역도 다 감당합니다. 그런데 기독 문화 사역자들은 길러내지 않습니다. 실력 있고, 뛰어난 사람이 있어도 자신의 교회에서 충실하게 일을 해 주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저도 첫 사역지가 뉴욕에서 가장 큰 교회에서 시작했습니다. 외부 사역을 할 때가 있었고, 다른 교회와 연합하려고 했지만 담임목사의 방침은 외부 사역 금지라고 합니다. 교회는 수많은 인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사람은 각자의 성격이 다른 것처럼, 각자의 달란트가 다르게 하나님은 창조하셨습니다. 그래서 각자의 달란트를 하나님 나라를 위해 쓰임 받을 수 있도록 개발하는 역할을 교회가 도와줘야 합니다.”
앞으로 기독교문화의 불씨를 살리기 위한, 라이프라인미션의 비전과 방향 계획을 알려달라
“요즘 한국의 문화는 세계화 추세입니다. 문제는 반대로 세계 각 나라의 모든 문화를 가감 없이 받아들인다는 것과 그것을 또 주도해 나간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한국은 동성애자 천국을 만들어가고 있는 느낌을 받습니다. 한국은 이미 동성애자들을 다 수용하는 것이 최고의 관용으로 생각하고 있는 듯합니다. 그래서 편견 없이 대해 달라는 것과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어 달라는 목소리에 모든 문들을 열어 주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번에 동성애를 노래하는 그룹인 ‘라이오네시스’는 동성애를 미화하는 홍보용 노래를 제작할 때 막강한후원자들이 예산을 지원했다고 합니다. ‘비온뒤 무지개 재단’(편견 없는 세상을 바라는 기부자와 편견 없는 세상을 만들기 이해 활동하는 인권단체)과 ‘이반시티’(동성애 커뮤니티 포털 사이트)에서 모든 후원을 받아 제작했다고 합니다. 이들은 강력하게 활동을 하기 때문에 한국 공영방송계에서 동성애 노래 발표를 허가했다고 합니다. 노래 제목이 ‘It's OK to be me’ (나여도 괜찮아) 적나라한 가사로 인해 방송 불가 판정을 받았지만, 곧 적합 판정을 받아 일반 방송 전파를 타고 동성애 노래를 들어야 하는 문화적 시대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 라이프라인미션을 이끄는 유태웅 목사 © 크리스찬투데이 |
"한편으로 부러운 것은 이단이나 심지어 사이비 종교들도 자신들의 문화를 위해서는 아낌없이 투자한다는 것과 공격적인 광고를 장악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현실을 보면 기독교 문화 자체가 너무 초라해 마치 망망대해에 떠다니는 한 조각 배처럼 위기를 맞고 있는 듯이 보입니다. 그래서 세상 거대 문화와 싸운다는 것은 이미 말도 안 되는 상황이고, 지금부터라도 싸워야 할 때는 목숨 걸고 나가서 거대한 골리앗과의 한판 승부를 위해 다윗처럼 믿음으로 외치지 않으면 이길 수 없는 겁니다. 다음 세대가 아닌 지금 우리는 라스트 제네레이션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로마 제국의 박해를 피해 300년 동안 지하 속 바위틈 굴을 파서 공동체를 이루고 살았던 카타콤 교인들은 숨어만 지낸 것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복음 계승을 위해 치열한 영적 전투를 계속 해 왔던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마지막 세대를 살아가면서 공동체 사역인 ‘선교타운건설’을 목표를 두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준비될 라이프라인미션의 공간은 다섯 개의 테마를 가집니다. 문화 음악, 예술 갤러리, 힐링 휴식, 음식 카페, 재능 운영 공간입니다. 이러한 사역에 뜻이 있거나 선교적 비전을 가지신 분들이 계시면 언제든지 연락을 주신다면 비전을 함께 나눌 수 있습니다. 우리가 모여 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모인 우리가 선교적 사역을 어떻게 이루어 내는지가 더 중요한 것입니다.”
문의: 라이프라인 미션, usallm2020@gmail.com
lifeline2030.blogspo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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